Title.Judas Priest 내한공연
Judas Priest 내한공연 간단 후기. 셋리스트는 맨 마지막을 참조하시길. 

생각했던 것보다는 Rob Halford의 보컬이 괜찮아서 다행. 단, 모인 사람들 모두가 Rob 형 고음 올릴 때 '우오오오' 하고 박수치는 건, 뭐랄까 다들 '롭 형 보컬 이제 올라가나 보자' 확인하러 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묘했다.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괜히 무슨 서커스 보러 간 느낌. 

연주는 좀 희한하게 바뀌었는데, 새로 들어온 기타리스트인 Richie Faulkner가 말도 안 되게 튀는 연주를 하더라. 그래서 Richie 한테 솔로를 줘야 될 곡은 아예 Richie한테 주고, 그렇지 않은 고전곡들의 경우에는 Glenn Tipton이 전부 다 치는 방식 (대표적으로 The Sentinel의 경우 Glenn이 모든 솔로를 다 연주했다). 뭐 잘 치는 건 알겠는데, Metal God의 마지막 공연이라는 의미도 있는데 그 친구가 그렇게 튀어야 했는지는 좀 의문. 뭔가 멤버들을 싹 바꾸고 Judas Priest라는 이름을 이어나가고 싶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운드 메이킹은, 굳이 공연장의 문제를 들지 않더라도 상당히 헤비했다. 원래 Judas의 기타 톤보다 훨씬 디스토션이 많이 걸리고 입자가 거친 느낌? 때문에 예전 곡들을 연주할 때는 조금 괴리감이 있기는 했는데, 어차피 Judas의 기타톤은 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정확히는 Ram It Down) 한 번 크게 바뀌었던 만큼, 공연장에서 그 괴리감을 직접 확인했다 뿐이지 크게 흠을 잡거나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선곡은, 적어도 그 시간 내에서는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 라는 느낌. 각 앨범마다 적어도 한 곡씩은 다 해 줬는데, Blood Red Sky 빼고는 다들 당연히 해야 할 만한 곡들을 골라줬다. 좀 더 해 줬으면 더 좋았겠지만, 최소한 보편적인 Judas 팬의 정서에서 '못 들어서 아쉽다' 라고 할 만한 곡들은 없었다. 

공연 내에서 굳이 아쉬웠던 곡들을 꼽자면 The Sentinel과 Breaking the Law. The Sentinel의 경우는 원래 좀 높은 곡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거의 나레이션 수준의 보컬을 들려주는 게 아쉬웠고, Breaking the Law의 경우는 아무리 떼창 유도 곡이라고 해도 자기 입에 마이크 한 번도 안 대는 게 말이 되나 -_-;;;;;;;

뭔가 깔 것들만 쓴 것 같은데, 반대로 이 정도 외에는 아쉬울 게 없었다. 만족도로 따지자면 95/100 정도? 

오히려 오프닝이 좀 아쉬웠는데, 크래쉬는 그동안 본 공연 중에서 손꼽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던 데 반해 (특히 윤두병의 컴백이 반가웠다) 디아블로의 경우는 소리가 제대로 안 들릴 정도로 사운드를 이상하게 잡았고, 마지막에 나온 임재범의 경우는, 뭐 할 말이 없다. 걍 노코멘트. 가수로써 가장 좋은 앨범을 많이 낼 수 있던 시기에 아무 일도 안 했던 사람이, 40년동안 Metal의 최정상에서 뛰어온 Judas의 공연에 오프닝을 서는 게 과연 타당한 가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지만, 그러면 예전에 문희준을 락 음악이라는 이유로 욕하던 사람들이랑 뭐가 다를까. 

한 가지 재미있던 점. Judas의 본 공연 시간이 거의 임박할 때까지 AC/DC의 노래들이 나오다가, 뭔가 공연의 오프닝 같은 느낌의 곡이 나오자 사람들이 우워워워 하면서 다들 열광하더라. 마치 공연 시작할 것처럼. 

근데 좀 뜬금없었던 게 그 곡은 Black Sabbath의 War Pigs. 처음 인트로에서 우워워워 하다가 갑자기 빨라지는 부분에서 '잉?;;; ' 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 들리더라. Black Sabbath는 그 정도까지 메이저는 아니었던가 =ㅂ=;;;;

[셋리스트]

Rapid Fire
Metal Gods
Heading Out to the Highway
Judas Rising
Starbreaker
Victim of Changes
Never Satisfied
Diamonds & Rust
Prophecy
Night Crawler
Turbo Lover
Beyond the Realms of Death
The Sentinel
Blood Red Skies
The Green Manalishi (With the Two Pronged Crown)
Breaking the Law
Painkiller
Electric Eye [Encore]
Hell Bent for Leather [Encore]
You've Got Another Thing Comin' [Encore]
Living After Midnight [Encore]

by 랜디리 | 2012/02/06 01:45 | 聽覺藝術 | 트랙백 | 덧글(2)
Title.답답해 죽겠다.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닌데 답답해서 남김. 


일단 '리치몬드가 맛이 없어서' 라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 맛이 없다는 얘기는 누구도 하지 않는다. 

좀 얘기를 다른 쪽으로 돌려보자. 내가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경우 2등급 안심을 사온다. 집에서 충분한 화력도 확보할 수 없고 확보된 화력을 직화로 이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빠른 시간 안에 충분히 녹이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높은 등급 고기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도는 아주 낮다. 

위에서 얘기한 내 경우는, 맛을 내는 과정을 가급적 객관적으로 판단한 결과이다. 한국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 소의 등급이라는 게 어떤 의미를 가지며, 소의 지방이 어느 정도의 열에서 녹으며 그 열을 확보해서 익힐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 그리고 지방을 만족스럽게 요리할 수 없다면 어떤 부분을 요리해서 먹어야 만족도가 클 것인가 등등. 

맛이라는 건, 간단하게 '오 맛있네요' 하고 말 수도 있는 거지만, 이런 식으로 맛을 연구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생각의 과정을 뭉뚱그려, 그것도 모자라 하지 않았던 얘기를 결론이라고 내 놓으면 기분이 어떻겠나. 예를 들어, 내 위의 글을 본 사람이 '고기는 1등급이 맛있죠' 이런 얘기 하면 얼마나 답답하겠냔 말이다 (재미있는 게, 저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현재 소 등급 판정 기준에서의 1등급은 3등급이라는 사실도 모른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자, 이제 윗 글에서 나온 논리전개를 다시 보겠다. 

폐점이유로 계속 이야기된건 임대료였고
많은 분들이 하신 말씀은 임대료가 오르는 만큼 리치몬드가 장사를 잘 하지 못했고
장사가 잘되지 않은 이유는 리치몬드 빵이 맛이 없어서 였다

단적으로 얘기해, 위의 논리 전개는 틀렸다. 

::

폐점의 이유가 된 것은 임대료가 아니다. 임대료는 결과이지, 원인은 공간 점유 효용과 기회비용의 문제이다. 홍대 입구에서 바로 걸어내려올 수 있는 공간을 리치몬드보다 더 많은 코스트 (제 비용이라는 의미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를 감수하면서 점유하겠다는 다른 집단이 생겨난 것이 문제이다. 리치몬드의 폐점은 매출 - 비용의 threshold 에 부딪쳤다는 것 외에 어떤 다른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리치몬드가 100배는 더 맛있었더라도 폐점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본다. 왜냐고? 요식업은 결국 음식장사 반 부동산장사 반인 업태이기 때문이고, 홍대와 같은 공간에서는 음식 2에 부동산 8까지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bluexmas 님이 얘기하셨던 (이상하게 축약해서 죄송하지만) '망하기 전에 사주던가' 라는 말의 의미는 여기에 있다고 본다. 당장 리치몬드만 하더라도 '홍대 앞에서 약속했던 장소가 사라지는 게 아쉽네요' 라는 반응이 얼마나 많은가. 왜 빵집이 없어지는데 그 빵집에 대한 아쉬움이 약속장소가 사라지는 것이 되어야 하나. 

결국 빵맛에 대해서 아무 상관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오히려 누구냐는 말이다. 

진짜 리치몬드를 폐점하게 만든 건 음식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음식에는 별 상관 안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아직까지 모르겠는가? 맛이 없어서 없어진 게 아니다. 맛이 어느 정도가 되든 말든, '대기업의 업종 잠식이 무섭네요', '저는 빵맛은 잘 모르지만' 하는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으로 치고 들어오는 것들은, 그 정도만 적당히 만족시킬 수 있는 품질과 깔끔한 인테리어,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자본력으로 승부하는 대기업들이다. 

개인적으로 요즈음의 외식업계에서 정말 기가 차는 곳 중의 하나는 '서래' 이다. 내가 워낙 돼지부속은 국내에서 제일 훌륭한 집 중 하나를 어려서부터 다녔기 때문에 입이 높아졌을 수도 있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서래에서 내놓는 음식은 정말 후지기 이를 데 없다. 그런데 서래 같은 집이 각 유흥가마다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 심지어 신촌에서는 가게를 한 골목에서 양쪽으로 쓰고 - 저녁이면 그 집에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걸 보면, 오히려 진짜로 외식 업계를 망치는 것은 리치몬드를 '빵집'이 아닌 '상징물'로 옹호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

물론, 당신이 음식에 대해서 큰 신경을 쓰지 않고 '그냥 저는 맛있으면 돼요' 하는 사람이라면, 그 역시도 나는 인정할 수 있다. 대신, 그렇다면 이 논의에는 끼어들지 않았으면 좋다. 우리는 음식에 대해서, 맛에 대해서, 그 맛을 내는 과정과 자세를 얘기하고 있단 말이다. 심지어 집에서 고기 한 덩어리 사다 구워먹으면서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란 말이다. 내가 잘났다는 게 아니라 우리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다. 당신이 리치몬드를 좋아하든 말든 아무 상관 없으니, 반대로 내 영역 역시도 보장해 달라는 거다. 

마지막으로, 제발 자기가 어떤 주제에 대해서 토론을 하길 원한다면 적어도 주제에 대한 기본 상식은 가지고 얘기했으면 좋겠다. 적어도 음식에 대한 토론에 참여하려면, 그 음식에 대해서 애정과 열정, 그리고 어느 정도의 지식이라도 가져달라는 말이다. 

'나는 커피는 안 마셔서 잘 모르겠지만' 이라고 얘기하면서 커피 업계를 평가하면 어쩌겠다는 건가. 
by 랜디리 | 2012/02/02 16:12 | 其他等等 | 트랙백 | 덧글(4)
Title.긴 글 쓰기에 대한 회의.

위 글과 위 글 내 링크에 있는 전의 글을 읽어보고 시작하세용.  

::

모 님의 블로그에서 논쟁이 된 모 빵집에 대한 얘기를 보고 있자니 인터넷에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많은 정보량을 가진 글을 쓰는 게 때로는 얼마나 큰 사회적자살행위가 될 수 있는지를 실감한다. 

해당 블로그에서 모 빵집에 대한 얘기를 한 바는 아래와 같다. 혹시 난독하는 분들을 위해서 '그 빵집' 에 대해서 해당 글쓴이가 밝힌 '의견' 만을 발라놓겠다. 

1. 모 빵집이 없어진다는 뉴스를 보고 그런가보다 했다
2. 모 빵집은 조금 규모가 작다 뿐이지 역시 프랜차이즈점이다
3. 대다수가 느끼는 아쉬움에 비해서 내가 느끼는 아쉬움은 약간 다르다
(원글을 본 사람들이 '우리는 100만큼 아쉬워할 때 쟤는 40밖에 아쉬워하지 않는다는 거냐! 쟤는 60만큼 덜 아쉽다는 거 아니냐' 라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원글을 잘 읽어보면 모 빵집이 없어진 이후의 상황에 대한 글쓴이의 의견이 0으로 수렴하는 이유는 대규모의 재벌프랜차이즈에 대한 불신이나 우려이다. 모 빵집에 대해서는 어떤 가치평가도 하지 않고 있다)

::

여기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게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를 모르겠다.  

빵집이 없어지는 데 아쉬움을 표하지 않은 게 문제인가?
준재벌 급의 업소를 재벌의 거대자본과 일부분이라도 동치화 한 게 문제인가?
대다수가 느끼는 만큼 그 빵집에 대해서 좋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은 게 문제인가?

이건 '모두가 Yes라고 그러는 데 잘난척 No' 하는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A에 대해서 얘기할 때 B에 대해서 얘기하는' 상황이다. 그 빵집에 얼마나 많은 추억이 있는 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차라리 그냥 정보량이 많기 때문에 일부 내용을 오독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면 좋겠다. 분석에 대해서 분석 외의 것으로 비판하는 풍조는 절대 건전치 않으니까. 

요즘 '나꼼수에 욕이 너무 많아서 불편해요' 라는 사람들에 대해서 '님은 민주시민이 아니군요. 님같은 시각이 모여서 나꼼수를 탄압하는 겁니다' 하는 꼴이 생각나기도 하고 -_-;

::

웃기는 얘기 중 또 하나는, 어쩌다가 홍대 입구 한 복판에 가게를 낼 수 있는 리치(오우 rich)몬드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사회적 약자가 됐냐는 거다; 오히려 지금의 홍대 상권에서 STP 적으로 맞지도 않는다고 생각하는 - 정확히는 점유 토지의 효용성 대비 너무나 많은 기회비용의 손실이 보이는 - 이제까지 리치몬드제과점이 버티고 있는 게 기적 아니었나. 홍대는 폴앤폴리나 같은 데들이 잘 팔리고, '이런 식사빵을 파는 빵집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는 젊은 블로거들이 다니는 데 아니었던가; 

필자는 해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긴자의 렌가테나 샌 프란시스코의 피오 드 이탈리아 같은 데들이 괜히 버티는 게 아니다. 그만큼 찾아주니 남아있는 거 아닌가. 

정말이지, 정보량 많고 긴 글을 쓴다는 행위에 대해서 요즘에는 많은 회의를 느낀다. 그래서 더욱 안 쓰게 되는 지도 모르겠고. 길게 제대로 쓰면 뭐하나. 결국 위의 글에 대한 반응은 뭐겠나. 페북에 누가 링크 올려놓으면 'ㅋㅋㅋㅋ 리치몬드 무시하나여', 트위터에 누가 링크해 놓으면 '존나 잘난내 RT 리치몬드 닫는데 까는 사람있네요 (링크)'. 

에효. 
by 랜디리 | 2012/01/31 01:39 | 其他等等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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