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Killswitch Engage가 밉다 -_-
Metalcore 라는 장르는 소위 '쌍팔년도 메탈' 을 잊지 못하는 분들이 가장 접근하기 좋은 요즈음의 음악 장르가 아닐까 합니다. 솔로의 비중은 줄어있지만, 거의 솔로 수준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의 화려한 리프, 적절한 완급의 조화, 그로울링 보컬과 클린 보컬의 재미있는 조화 등 여러 면에서의 매력적인 부분이 많은 장르입니다.

이 장르를 이끌어 가는 가장 대표적인 밴드라면 역시 Lamb of God (이하 LoG) 과 Killswitch Engage (이하 KsE) 일 텐데요, 사실 처음에 좋아하게 된 밴드는 KsE였답니다. 정확히는 메이저 1집 앨범인 Alive or Just Breathing 때문에 좋아하게 됐죠. 특히 그루브면 그루브, 구성력이면 구성력 어느 면에서든 탓할 수 없는 Fixation on the Darkness → My Last Serenade → Life to Lifeless 로 이어지는 3연타는 '메탈코어는 바로 이것!' 임을 아깝지 않게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아래 세 곡은 동일한 실황입니다. Set This World Ablaze 라는 이들의 첫 번째 DVD인데, 메탈코어가 라이브에서 어떤 모습인지를 알기에 아주 좋은 영상물이기도 하죠)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들었던 Fixation on the Darkness. 21세기 최고의 리프 중 하나라고 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곡인 My Last Serenade. 멜로디도 좋고 곡 구성도 좋지만, 특히 Breakdown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Fixation on the Darkness에서 들을 수 있는 두 기타와 베이스의 유기적인 조합은 조금 덜하다는 게 아쉽기는 합니다만, 역시 곡 나름대로의 성격으로 봐야겠죠]



[3연타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Life to Lifeless, '노리고 만든' 떼창 부분이 있어 라이브에서 듣기 더 좋은 곡이기도 하고, 선배들의 음악에 가장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비슷한 계열 중 Shadows Fall이 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만, 이는 국내 라이센싱 사인 Dope Music의 노력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장르기는 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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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E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그냥 여기서 나가시면 되겠습니다. 안뇽 =ㅂ=/




뭐 하여간 이렇게 좋아하는 밴드이기는 한데, 몇 년 전부터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게 만들고 있네요.

가장 처음 실망했던 건 원래 보컬인 Jesse Leach 형이 나가고 Howard Jones 씨(-ㅂ-;; ) 가 들어오면서 나온 첫 앨범인 The End of Heartache. 일단 KsE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두 기타가 만들어내는 멜로딕한 선율이 줄어들면서, 기타 멜로디에 대한 고민이 지나치게 없어졌습니다. 생각없이 조진다는 느낌 정도면 정확할까요. 게다가 앨범의 가장 큰 히트곡인 Rose of Shryne은 초반의 엇박 리프가 주는 긴장감을 이뭐병스런 팝 스타일의 마무리로 조지지 않나. 아 놔 정말.

다음 앨범인 As Daylight Dies는 워낙 큰 기대 없이 들은 앨범이어서 의외로 들을 만했지만, 여전히 정은 안 갔습니다. Dio 형님의 명곡인 Holy Diver를 꽤 괜찮게 커버해서 스페셜 에디션의 보너스 트랙으로 (...) 넣어준 것도 뭐 그냥 그런 정도의 느낌. 무엇보다 하프 밀리언을 파는 밴드가 커버곡을 라이브에서 허구헌 날 불러제끼는 것도 글코 -_-;; (게다가 그냥 그런 쪽의 분위기가 좋아서 그렇지, 홀리 다이버가 이들이랑 맞는 곡인가 하면 그것도 애매하죠. 원곡은 Vivian Campbell + Jimmy Bain의 조합이 좋았던 곡이지 투기타 곡도 아니었는데 말예요. 너무 안전하게 가려는 커버곡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뭐 들어나 봅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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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앞으로 일어날 비극의 서막에 지나지 않았으니 -_-;;

일단 퀴즈 하나 낼게요.

Killswitch Engage Killswitch Engage (CD/DVD)

위 두 앨범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1) 하나는 일반 버전, 하나는 스페셜 에디션
2) 하나는 2000년 앨범, 하나는 2009년 앨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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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정답은 2번입니다. 이게 뭐 1집/2집 하고 앨범 제목도 없이 나오는 시절도 아니고, 더군다나 계속 앨범 제목을 안 붙인 것도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셀프 타이틀 앨범 두 번째가 갑툭튀하고 튀어나오는 게 뭐란 말입니까.

(이런 예는 듣도 보도 못 한 거라서 좀 어이가 없습니다. 혹시 다른 예를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 -ㅂ-; )

음악은 더 가관입니다. 첫 싱글인 Starting Over에서는 이제는 아예 대놓고 귀찮은 티를 팍팍 내는, 말달리자 3연음 리프 + 끝자락에 손가락 장난 잠깐씩, 어렵지만 성실하던 청년이 돈 좀 벌더니 'ㅅㅂ 인생 뭐 있어' 하는 느낌이 나서 이건 원 -_-;;

사운드 역시 이제까지는 밴드의 기타리스트인 Adam Dutkiewicz가 단독으로 작업했던 데 반해, 이번에는 Pearl Jam 등과의 작업으로 유명한 Brendan O’Brien이 참여하면서, 좋게 말하면 깔끔하게 / 나쁘게 말하면 너무 팝으로 갔습니다. 메이저가 된 다음인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는 몰라도,

- 앨범 제목 조차도 안 내고
- 뭔 트렌디한 CF 스런 뮤직비디오에
- 사운드는 팝이고
- 어티튜드는 말랑말랑해지고

...엥? 이렇게만 얘기해 놓으니까 세계적인 메이저 밴드인 M모 밴드가 셀프 타이틀을 낼 때와 완전히 똑같은 상황이네요 (심지어 Bon Jovi 프로듀스 해 주던 Bob Rock이 붙었던 것과 같은 시츄에이션도 동일 =ㅂ=)

Reckoning 같은 곡은 뜬금없이 머신건 드러밍이 나오는데, 분위기를 잘 살렸다기 보다는 첨부터 세게 나가다가 할 거 없으니까 조져주는 느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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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티튜드는 사라지고, 아이디어는 개를 주려고 해도 찾아볼 수 없고, 그나마 가지고 있던 자기들의 장점마저 슬슬 빼먹더니 이제는 아예 몰락해 버렸다는 느낌입니다.

하여간, 웬만한 일이 없고서는 이 밴드에게 다시 정을 주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물론 훌륭한 초기작들은 여전히 좋아하고 듣겠지만, 이들은 그냥 한 때 잘했던, 지나간 밴드 정도로 제 머리 속에 남겠죠.

뭐 상관 없어요. 이 장르에 열심히 하고 좋은 밴드들이 얼마나 많은데.



[Guitar Hero 2 에서도 곡을 내서 잘 알려진 All That Remains의 2008년 앨범인 Overcome에서 베스트 트랙으로 꼽는 'Undone'. 조져대다 손가락 장난 잠깐씩 치는 KsE의 요즘 곡들에 비하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만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Christian Metalcore의 절대 강자인 As I Lay Dying의 2007년 앨범 'An Ocean Between Us'의 첫 곡인 'Nothing Left'. 뮤트 테크닉을 재미있게 쓴 아이디어가 신선하면서 사운드 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줍니다]





[KsE의 개뻘짓으로, Metalcore Scene에서 단 하나의 맹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된 Lamb of God. 2009년 앨범인 'Wrath' 수록곡인 'Set to Fail' 입니다. KsE에 대한 예고...였을까요 -ㅂ-;; ]

좋은 밴드 하나를 이렇게 잃게 돼서 가슴이 아프지 말입니다.

가뜩이나 얼마 전에 로드런너 재발매 이벤트 당첨되고도 KsE 앨범을 주최측 착오로 결국 못 받았던 것도 씁쓸해 죽겠는데 (이 글의 본심...은 아니지만 -_-; )
by 랜디리 | 2009/07/28 00:15 | 聽覺藝術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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